8월이다
해바라기가 신비롭다.
하늘 한번 쳐다보다
땅 한번 쳐다보고
해바라기인지 땅바라기인지
8월의 시 한편 옮겨본다.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하는
달이다.
(오세영·시인,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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