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풍경. 노래

8월의 시

온누리햇살 2016. 8. 1. 22:25



8월이다

해바라기가 신비롭다.

하늘 한번 쳐다보다

땅 한번 쳐다보고

해바라기인지 땅바라기인지

8월의 시 한편 옮겨본다.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하는

달이다.


(오세영·시인,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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