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풍경. 노래

또 봄이다!

온누리햇살 2016. 3. 19. 15:37


봄비 내린 뒤, 산수유꽃이 유난히 선명하다.

이젠 누가 뭐래도 봄이라고 온 몸으로 알리고 있는 것만 같다.

어찌 요런 색을 낼까?

하늘 햇빛이 물들이는 걸까?

땅 속에서 노란 물감이 있어 물들이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신비다.



간밤에 내린 비에도 끄떡없이 아직 소담스럽게 피어있는 꽃.

게다가 향긋하기까지...

차가운 날씨에 피기 시작해서 연한 살결로 봄을 알리고 향을 실어나르는 매화!

약한 듯 강하고, 소란하지 않으면서 강렬하게 메세지를 전하는 봄의 대표적인 전령사.



매화 꽃잎이 떨어진 모습이다.

땅에 떨어진 모습조차 멋스럽다.

곱고 향기롭게 피었다, 사라지는 모습조차 아름다운......

역시 기품있다, 매화 너!



얘는 상사화 줄기다.

봄에 줄기가 나고 여름에 줄기가 죽고 가을에 꽃대가 올라와 꽃이 핀다.

줄기와 꽃이 만나보지 못해 상사화라 한다나?

화단 한켠에 쭈욱 쭉-- 올라오며 봄을 알린다.



얘는 수북하게 아무데나 많이 피는 풀꽃이다.

이름을 몰라서 정말 미안^^

봄이라고 마구마구 소리치며 땅을 초록색으로 덮고 있다.


또 봄이다!

저절로 시가 읊어지는 봄...


아름다운 곳


봄이라고 해서 사실은

새로 난 것 한 가지도 없다

어디인가 깊고 먼 곳을 다녀온

모두가 낯익은 작년 것들이다


우리가 날마다 작고 슬픈 밥솥에다

쌀을 씻어 헹구고 있는 사이

보아라, 죽어서 땅에 떨어진

저 가느다란 풀잎에

푸르고 생생한 기적이 돌아왔다


창백한 고목나무에도

일제히 눈발 같은 벚꽃들이 피었다


누구의 손이 쓰다듬었을까

어디를 다녀와야 다시 봄이 될까

나도 그곳에 한번 다녀오고 싶다


(문정희. 시인)


올해도 변함없이 봄은 왔다.

시인의 표현처럼 "푸르고 생생한 기적이 돌아왔다"!!!

도대체 누구의 손이 쓰다듬었길래...

도대체 어디를 다녀왔길래...

고목나무에 눈발같은 꽃들이 축제처럼 날리고

뾰족뽀족 새싹들이 땅을 뚫고 나오는 걸까?

신비다...

아무리 생각해도 신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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