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풍경. 노래

오늘은 경칩! 개구리 폴짝^^

온누리햇살 2016. 3. 5. 17:33



오늘은 경칩!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절기이다.

날씨가 포근하니 봄이 손끝에 느껴진다.

촉촉하니 봄비 내리고...

나뭇가지들마다 물이 잔뜩 올라 발그스레하다.

경칩에 관한 시가 있어서 올려본다.




경칩


어디를 짚어도

맥박이 온다


살아 있는 땅


나무를 구르면

하늘을 메우는 숨방울


들을 구르면

눈 높이까지 솟는

공깃돌

위로


날아 오르는

숨방울


아지랑이는 아직

바램보다

키가 작지만


살아있는 땅


어디를 짚어도

체온이 온다

맥박이 온다


(김명배. 시인)




경칩


봄으로 가는 날은 가까우나

거저 오는 게 아니야

봄으로 가는 길은 멀고 험하지


꽃샘 눈보라가 밀려오고

꽃샘 추위가 무풀어 오른

꽃눈 얼어터지게 하면서



하고 싶은 말 모두 토해 내라며

쌓아 두었던 미움 모두 내놓으라며

올 것은 모두 데리고

보이지 않던 소리들 더불어


가장 낮은 곳으로 온다

땅바닥에 바짝 엎드린 쑥과 냉이

가장 먼저 몸을 털고 일어서서

발 밑에 욕심 내려놓으면

눈이 와도 꽃은 필거야


(유창섭. 시인)





역시 시인이구나 싶다.

땅에서 체온을 느끼고 맥박을 느끼다니...

하고 싶은 말 모두 토해 내고

쌓아 두었던 미움 모두 내어놓고

발 밑에 욕심 다 내려놓으면

눈이 와도 꽃은 필거라고...


경칩, 그저 개구리 폴짝 뛰어나오는 모습만 상상했었는데

이런 깊고 아름다운 사유의 세계를 펼치다니 역시 시인이다!


경칩!

땅을 짚으며 체온을 느끼고 맥박을 느껴봐야겠다.

툴툴 무거운 상념들 다 털고 어둔 욕심들 다 내려놓고

봄을 맞이해야 겠다.

경칩! 개구리 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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