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 삶. 꿈

알파고가 이겼다!

온누리햇살 2016. 3. 17. 23:58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겼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겼다.




AI(인공지능)란 특정 입력에 대해 가장 적합한 답을 제시해주는 소프트웨어라고 한다. 그냥 프로그램이다. 인간이 만든 프로그램에 졌다고 뭐 대수일까? 이제 기계가 인간을 지배할 것이라는 둥, 기계가 대신하는 자리에서 쫓겨난 잉여인간은 벼랑 끝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는 둥, 다들 걱정이 태산이다.




그러나 확실한 건 이미 인간은 충분히 악하고 잔인하고 공격적이고 피도 눈물도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기계가 인간을 해칠까 염려할 일이 아니라 기계를 만든 자본이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고 인간의 터전을 밑바닥부터 야금야금 좀먹어가는 모습이 가증스럽고 염려될 뿐이다.


알파고에게 졌다고 해서 호들갑을 떨 일이 아니라, 알파고를 만들어낸 인간의 지향하는 바를 점검해야 한다. 과연 인간을 이롭게 하고 세상을 조화롭게 하기 위해 만드는 것인지, 결국은 권력자의 교묘한 통제를 도와주고 부자의 독식을 도와주기 위한 것인지.


알파고가 이겼다! 이제 더 똑똑하고 유능하고 힘센 알파고들이 등장할 것이다. 기계에게 지배당하는 끔찍한 시대가 도래할 지도 모른다고? 지금도 이미 인간은 충분히 악하며 서로 지배하고 짓밟으며 살고 있다. 알파고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인간을 소중히 여기고 관계를 소중히 여기며 우리가 살고 있는 피조세계의 질서와 조화를 우선시한다면 어떠한 강력한 알파고가 등장하더라도 문제없다!


알파고를 만드는 사람들을 유심히 지켜보며, 그들이 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신과 사람 앞에 겸허히 서도록 인간 공동체 전체가 감시하며 바람직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기계 앞에 결코 부끄럽지 않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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