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 삶. 꿈

사라져간 아이들

온누리햇살 2016. 3. 17. 23:18


작년 12월, 2년 동안 굶고 학대당하며 세탁실에 갇혀 살던 11살 소녀가 가스배관을 통해 탈출한 사건 이후, 정부의 장기결석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가 실시되었다. 전수조사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무관심으로 그동안 방치되었던 아이들의 실태가 속속 드러났다.


올해 1월에는 경기도 부천에서 7살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냉동실에 3년 넘게 보관해온 부모가 체포되었고, 여중생 딸을 5시간 이나 때려 숨지자 시신을 1년 가까이 백골 상태로 집안에 방치했던 목사부부도 구속되었다. 그리고 친딸을 살해하고 암매장한 비정한 엄마에다 이번에는 친부와 계모에게 학대당하다 숨진 원영군 사건까지 드러났다.


우리의 아이들이 방치되고 학대당하고 사라져가고 있다. 무책임한 어른들에 의해... 비단 이 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닐 것이다. 최근에 정부가 장기결석 아동 전수조사에 나섰기에 수면 위로 그 실태가 떠올랐을 뿐 드러나지 않고 묻힌 사건들은 이보다 더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사라지지 않고 있는 우리의 아이들은 과연 행복할까? 공부에 지치고 어른들에 의해 만들어진 일과를 살며 보이지 않게 어른들의 계획과 그들의 잘 짜여진 그물 안에서 학대당하고 있지는 않은가?


오늘 내 아이부터 살펴볼 일이다. 우리 아이들은 과연 행복할까? 2016년을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아이들...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틀에 갇혀, 정해진 행동반경에서 재배되고 사육당하고 있는 오늘의 교육 현실. 미래의 주인공이란 이름으로 현재를 통째로 빼앗긴 채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현재를 희생해서 얻는 미래는 과연 행복할지, 아니 그렇게 해서 얻은 미래는 과연 옳을까. 잘 키우고 돌본다는 것이 과연 무엇이며, 어른으로서 해줄 수 있는게 과연 무엇인지 오늘도 고민이다.


라져간 아이들... 더이상은 아이들이 희생당하지 않도록 사회 전체가 책임지고 돌보아야 할 것이다. 남아있는 아이들... 과연 그들은 행복한지 어른의 욕심으로 아이들의 행복을 빼앗고 있지는 않은지 끊임없이 돌아보며, 마땅히 어른들의 욕심을 다스리고 아이들을 불행으로 내모는 제도들을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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