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나무야 나무야 겨울나무야
눈 쌓인 응달에 외로이 서서
아무도 찾지 않는 추운 겨울을
바람따라 휘파람만 불고 있느냐
평생을 살아봐도 늘 한자리
넓은 세상 얘기도 바람께 듣고
꽃 피던 봄 여름 생각하면서
나무는 휘파람만 불고 있느냐
초등학교 때 음악 교과서에 있었던 노래다.
겨울나무...
요즘은 이 노래가 교과서에서 사라졌지만 내 어릴 적만 해도 각종 동요 경연대회에서 즐겨 불리우던 노래였다.
그 땐 별 생각없이 불렀던 노래였는데 가사를 생각하면서 다시 불러보니
나무의 우직함과 쓸쓸함과 등등...
나무의 운명이 느껴진다.
나무, 겨울나무.
좋았던 시절 다 지나고 찬바람 속에 홀로 서있는 겨울나무.
평생을 살아봐도 늘 한자리......
넓은 세상 얘기도 바람께 듣고......
그게 나무의 운명인 것을 그게 나무의 기쁨인 것을
땅이 지탱해주고 하늘이 당겨주니 누울래야 누울 수 없고
잠들래야 잠들 수 없는 슬프고도 행복한 운명, 나무!
게다가 지금은 차가운 계절, 벗어야하는 계절, 수치의 계절,
겨울...
겨울나무
꽃 피던 봄 여름 생각하면서
나무는 휘파람만 불고 있느냐
그러게~
또 봄은 올테고 무성한 여름이 올테고 찬란한 가을도 오겠지.
그렇게 세월은 돌고 또 돌고 도는거야.
가려우면 싹 틔우고...
사랑하고 꽃피우고...
사랑하고 열매 맺고...
다주고, 다주고...
다시 맨 몸으로...
그러나 사랑만은 멈출 수 없어
언 땅 속에서도 칼 바람 속에서도 사랑을 준비하는
나무, 겨울나무!
그렇게 오늘도 휘파람만 불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