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풍경. 노래

겨울나무

온누리햇살 2016. 2. 2. 20:18




겨울나무


나무야 나무야 겨울나무야

눈 쌓인 응달에 외로이 서서

아무도 찾지 않는 추운 겨울을

바람따라 휘파람만 불고 있느냐


평생을 살아봐도 늘 한자리

넓은 세상 얘기도 바람께 듣고

꽃 피던 봄 여름 생각하면서

나무는 휘파람만 불고 있느냐



초등학교 때 음악 교과서에 있었던 노래다.

겨울나무...

요즘은 이 노래가 교과서에서 사라졌지만 내 어릴 적만 해도 각종 동요 경연대회에서 즐겨 불리우던 노래였다.

그 땐 별 생각없이 불렀던 노래였는데 가사를 생각하면서 다시 불러보니

나무의 우직함과 쓸쓸함과 등등...

나무의 운명이 느껴진다.

나무, 겨울나무.

좋았던 시절 다 지나고 찬바람 속에 홀로 서있는 겨울나무.





평생을 살아봐도 늘 한자리......

넓은 세상 얘기도 바람께 듣고......


그게 나무의 운명인 것을 그게 나무의 기쁨인 것을

땅이 지탱해주고 하늘이 당겨주니 누울래야 누울 수 없고

잠들래야 잠들 수 없는 슬프고도 행복한 운명, 나무!

게다가 지금은 차가운 계절, 벗어야하는 계절, 수치의 계절,

겨울...

겨울나무




꽃 피던 봄 여름 생각하면서

나무는 휘파람만 불고 있느냐


그러게~

또 봄은 올테고 무성한 여름이 올테고 찬란한 가을도 오겠지.

그렇게 세월은 돌고 또 돌고 도는거야.

가려우면 싹 틔우고...

사랑하고 꽃피우고...

사랑하고 열매 맺고...

다주고, 다주고...

다시 맨 몸으로...

그러나 사랑만은 멈출 수 없어

언 땅 속에서도 칼 바람 속에서도 사랑을 준비하는

나무, 겨울나무!

그렇게 오늘도 휘파람만 불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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