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풍경. 노래

1월의 시

온누리햇살 2018. 1. 2. 05:27



1월의 시

1월이 색깔이라면
아마도 흰색일게다
아직 채색되지 않은
신(神)의 캔버스
산도 희고 강물도 희고
꿈꾸는 짐승같은
내 영혼의  이마도 희고

1월이 음악이라면
속삭이는 저음일게다
아직 트이지 않은
신(神)의 발성법發聲法
가지 끝에서 풀잎 끝에서
내 영혼의 현(絃)끝에서
바람은 설레고.

1월이 말씀이라면
어머니의 부드러운 육성일게다.
유년의 꿈길에서
문득 들려오는 그녀의 질책

아가 일어나거라.
벌써 해가 떴단다.
아, 1월은
침묵으로 맞이하는
눈부신 함성

(오세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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