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승리의 여신상 니케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날개 달린 승리의 여신을 표현한 조각상이라고 한다. 니케는 그리스어로 '승리'라는 뜨으로 알파벳으로 쓰면 Nike이다. 고대 그리스는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여신을 숭배하고 있었는데, 기원전 190년에 사모드라케섬 앞바다에서 로도스섬 사람들이 시리아인들과의 해전에서 승리하여 그들이 역사적 해전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여 여신을 조각으로 새겨 세웠다고 한다.
사모트라케의 니케라는 조각상이 발견되었을 때는 수많은 파편으로 조각난 상태로 돌더미에 불과했으며 몸통 부분만 해도 118개의 파편으로 조각나 있었다고 한다. 파편 돌조각은 곧장 나무 궤짝에 담겨 루브르 복원실에 옮겨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자태를 뽐내며 눈부시게 부활했다. 원래 모습은 수면에 떠있는 배의 뱃머리에 승리의 여신이 내려선 듯한 모습이며, 여신의 손가락은 무언가 가볍게 감싸고 있는데 승리의 나팔을 입에다 대고 불고 있었던 모양이라고. 현재는 머리와 두 팔이 떨어져 나가고 없는데 조각상을 발견한 후 100년 가까이 지난 1950년에 오른손의 엄지와 약지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승리의 여신, 니케!
이름만 들어도 가슴 뭉클하고 애틋하다.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장엄하기 이를 데 없는 여인의 사랑의 승리가 느껴진다고나 할까? 나는 니케를 볼 때마다 결국은 여성성이 세상을 구원하리라고 확신한다. 여성이 남성을 짓누르고 이긴다는 의미가 아니라, 아픔을 끌어안고 허물을 감싸안고 결핍을 채우는 사랑의 힘이 세상을 구원하게 되리라는 의미이다. 그 구원은 힘으로 제압하는 승리도 아니며, 무력으로 지배하고 통제하는 질서도 아니며, 이 세상의 모든 아프고 모자라고 실패하고 죽어가는 것들을 품어주는 위대한 모성성의 승리이다.
"또 내가 보매 천사가 무저갱의 열쇠와 큰 쇠사슬을 그의 손에 가지고
하늘로부터 내려와서 용을 잡으니 곧 옛 뱀이요 마귀요 사탄이라"
(계 20:1-2)
승리의 여신 니케는 어쩌면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그 천사일지도 모른다. 날개가 달려있는 걸 보면.^^ 모두를 감싸안고 품어주되 악은 철저히 응징하는 모습으로! 나팔을 쥔 손 말고 또 다른 손에는 아마도 무저갱의 열쇠와 쇠사슬을 갖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사탄을 결박한 것은 힘센 용사나 무사의 모습이 아니라 천사의 모습이다. 여성성의 승리! 아름다움의 승리! 연약함과 부드러움의 승리!
또한 그녀가 승리의 여신이 되기까지 얼마나 처절하게 싸우며 패배와 굴욕의 쓴 잔을 마셔야 했을까? 때로는 죽음의 끔찍한 문턱을 수시로 넘나들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진정한 승리는 철저히 죽는 것임을, 죽어야 다시 사는 것임을 그녀는 삶으로 확인했을 것이다. 그래서 승리의 여신이 되었을 것이다.
오늘, 승리의 여신 니케를 바라보며...
'최후 승리를 얻기까지 주의 십자가 사랑하리' 찬송가 가사처럼, 진정한 승리, 주님 안에서의 최후 승리를 위해 날마다 죽으며 날마다 낮추며 살아가길 두손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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