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풍경. 노래

12월의 독백

온누리햇살 2016. 12. 1. 16:04


달랑 한장 남은 달력

왜 이리도 간절한지

잘 보내야... 잘 맞이할테지...


 

12월의 독백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 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


욕심은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 하나를 펼치면서 감춘 손은

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는

이젠 어렴풋이 알련만

한치 앞도 모르는 쑥맥이 되어

또 누굴 원망하며 미워합니다


돌려보면 아쉬운 필름 만이

허공에 돌고

다시 잡으려 손을 내밀어 봐도

기약의 언질도 받지

못한 채 빈손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텅 빈 가슴은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시인. 오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