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조각들

D-day. 아들 수능보는 날

온누리햇살 2016. 11. 17. 08:30

 

초등학교 입학해서

까만 비닐봉지에 삐약삐약---

병아리 사들고 오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울아들 오늘 수능 본다.

아침에 도시락 싸면서, 지난 추억들이 하나둘 영화필름처럼 스쳐지나간다.

빙그레 웃음도 나다가 울컥 눈시울도 뜨겁다가...

좀더 알뜰살뜰 챙기지 못한 미안한 마음

좀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지 못한 내 무능함에 대한 서글픔

제때에 훈계하고 칭찬하지 못한 나의 지혜롭지 못함에 대한 회한

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리 속을 맴돈다.


보온도시락에 밥 싸려다가 날씨가 푸근해서 그냥 김밥과 유부초밥으로 쌌다.

3단 도시락을 보더니

"엄마, 내가 무슨 소풍가는 줄 아나?" 그런다.

그래, 소풍갔다 오듯이 시험보고 오너라.

못치면 뭐 어떠냐.

대학이 남아도는데 어디 들어갈 데 없겠냐.

까이꺼 안 들어가면 또 뭐 어똬~


울아들 힘내서 셤 잘 봐~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