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나를 보내신 이

온누리햇살 2016. 7. 3. 17:48

 

주일 아침.

할머니들께서 비닐 봉다뤼^^에 아름아름 뭔가 싸들고 교회에 오신다.

감자, 토마토, 콩, 오이, 호박...

ㅊ할머니는 토마토와 감자를, ㅅ집사님도 감자를, ㅇ집사님은 콩이랑 오이 2개랑 애호박도 하나 따오셨다. 손수 텃밭에 농사지으신 것들이다. 어르신들이 가져오시는 농산물을 볼 때마다, 농산물이 주인을 그대로 닮아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조용조용하시고 몸집도 자그마하신 ㅊ할머니가 농사지으신 것들은 동글동글하니 얌전하고 참하다. 호탕하시고 우스개소리 잘하시고 덩치도 크신 ㅅ집사님께서 농사지으신 건, 울퉁불퉁하고 알이 굵다. 부지런하시고 총기있으신 ㅇ집사님의 농산물은 손이 많이 가고 영양가가 많을 것같은 느낌이 든다.


가을에 배추와 무를 뽑아다 주실 때면 더 확연하게 드러난다. ㅊ할머니의 배추와 무는 참하고 매끈한 모습, ㅅ집사님은 아주 등빨좋은 머슴같은 모습, ㅇ할머니는 아주 달다리하고 알찬 모습...

그러나 공통된 한 가지는 믿고 먹을 수 있다는 것!!

당신들의 텃밭에 정성스레 손수 가꾸신 것들이라 사랑이 듬뿍 담겨있다는 것!!

 

"예수께서 외쳐 이르시되 나를 믿는 자는 나를 믿는 것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이를 믿는 것이며 나를 보는 자는 나를 보내신 이를 보는 것이니라"

(요 12:44-45)


어르신들이 가져다주신 농산물을 보면서, 오늘도 삶 속에서 말씀의 성취를 읽고 체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