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내 잔이 넘치나이다

온누리햇살 2016. 2. 12. 23:14



"내 잔이 넘치나이다!"






남편의 서각 새해 첫 작품.
얼마 전에 돌아가신 신영복선생님의 글씨체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찌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차려 주시고 기름을 내 머리에 부으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

(시 23:1-6)

읽을 때마다 가슴 뭉클한 감동의 시다. 

다윗이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니며 원수로 에워싸인 가운데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자신이 목자로서 친히 양을 지켜본 경험 때문이리라. 

친히 맹수와 싸워 양을 구해냈던 경험 때문이리라. 

기어이 양을 지키고 구해내고야 말았던 목자로서의 경험. 

그 경험들이 목자이신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되고 그 믿음들이 모여서 

강한 확신으로 굳혀진 것이겠지.

지난 세월,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통과하는 시간들 속에서 지켜주시고 

흠도 티도 없이 돌봐주셨던 경험들, 

그 경험들이 모여 하나님에 대한 강한 신뢰로 굳어지고 

어떤 시련 앞에서도 끄떡하지 않는 내공으로 자리잡히게 되었으리라.

내 잔이 넘치나이다!
원수로 에워싸인 절망적인 상황.
아니 원수같지도 않은 찌질하고 너절한 것들이 깐죽대는 역겨운 상황 속에서 

오늘도 하나님 부어주시는 '넘치는 잔'을 들이키는 연습! 

원샷을 할까?

한 모금 한 모금 아껴아껴 음미하며 마실까?

내 - 잔 - 이 - 넘 - 치 - 나 - 이 -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