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아래에서
느티나무, 초록을 내기까지...
온누리햇살
2016. 4. 26. 15:50
아침에 일어나니 집앞 느티나무가 시원하게 날 맞이한다.
언제 저만큼 자랐지?
수북하니 초록의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이젠 빽빽하니 자라서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그런데
.
.
.
나무 아래 세워둔 차에 나무 진액이 묻어서 엉망이다.
으아아아악-----
나무 진을 닦아내는데
문득 느티나무의 마음이 전해진다.
싱그런 초록빛을 내기까지
푸른 그늘을 드리우기까지
홀로 지새웠을 불면의 밤
홀로 가슴 조였을 번민의 시간들
홀로 견뎌야 했을 기다림의 세월들
느티나무는 그렇게 외롭게 서 있었던 것이다.
나무진 속에 새겨진 느티나무의 마음을 읽고 문득 숙연해진다.
초록은 그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그늘은 그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찐득찐득한 번민과 불면과 기나긴 기다림 끝에
어느 날
우리에게
선물로
축복으로
살며시 다가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