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조작 시대
정부서울청사에 침입해 7급 공무원 시험 성적을 조작했다가 구속된 제주대 송모(26. 제주대학생)씨가 거의 모든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송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건조물 침입, 절도, 공무집행방해, 공문서 부정행사, 사문서 위조·행사 등 8가지이다. 경찰수사결과를 종합해보면 이미 확인된 7급 공무원 시험 및 공직적격성평가(PAST)는 물론 대학수학능력시험,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토익, 학과출석 등 거의 모든 분야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게 비정상으로 진화한 그의 거짓 행위는 ‘공무원’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법은 더 진화했다. 범행이 반복되면서 죄의식은 점차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처음 검거될 당시에 "7급 공무원이 꼭 되고 싶었습니다"라고 했던 그는, 수능에서 부정행위를 한 부분에 대해서 “더 좋은 대학에 가려고 그랬다”고 진술했다.
그의 인생은 ‘거짓’과 ‘반칙’으로 얼룩져 있었다. 그는 왜 거짓을 과감히 행하고 심지어 조작까지 습관처럼 계속했을까. 성공과 업적에 매몰된 우리 사회의 병폐를 그대로 보여주는 가슴 아픈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얼마나 절박했으면 그런 행동을 했을까 싶다가도 너무나 오랫동안 계속 되어온 그의 치밀한 부정행위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멈추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불안한 '쉬운 해결법'으로 부정한 성공을 거머쥔다 한들 그것을 지켜내기 위해 또 얼마나 부정을 행하며 거짓으로 땜질을 해야 할까. 넘어지고 깨지고 다쳐가며 좌충우돌 시행착오 끝에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성취가 진정한 성공이다. 손에 흙도 묻히고 이마에 땀흘리며 때로는 억울한 눈물도 흘려가며 일구어낸 성공이 진정한 성취이며 업적이다. 그 누구도 함부로 흔들지 못할, 아니 언제 무너져도 금방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진정한 성공은 성실한 땀과 노력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
7급 공무원을 부러워하는 사회가 아니라, 어떤 직업이든 떳떳하고 자랑스럽게 자기 일을 하고 가족들과 행복하게 저녁밥을 먹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을 부러워하는 사회를 소망하며, 자라나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성공보다는 성공으로 가는 과정과 그 여정에서의 아름다운 추억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