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풍경. 노래

2월을 보내며

온누리햇살 2016. 2. 29. 23:11


2월 달력을 뗐다.

씨름 선수가 밥을 가장 적게 먹는 달은? 2월.. 풉---

넌센스 퀴즈가 떠오르는 달

시 한편 감상하면서 2월을 보낸다.




2월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 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을 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득 털외투를 벗는 2월은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보여주는 달

'벌써'라는 말이

2월만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오세영. 시인)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가지를 살펴보아라"

우리 집 뜰의 매화꽃이 핀 모습이다.

바람이 찬데 꽃은 끄떡없이 가지 끝에 피어있다.

오늘은 얼음도 얼었는데...

네가 사람보다 낫다.

연한 살결로 겨울에 맞서며 봄의 길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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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