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조기
온누리햇살
2015. 2. 12. 15:30
조기
연세드신 집사님 한분이 명절 선물이라며 조기를 한 두름 사다 주셨다.
꼬부랑 허리로 유모차를 운전^^해서 직접 갖다 주고 가셨다.
늘 감사하고 늘 죄송하고...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잘 먹겠습니다!
꺼내먹을 때마다 손질해야 하는 수고를 덜기 위해
냉동실에 넣기 전에 한꺼번에 지느러미랑 비늘을 잘라내고 조기를 다듬었다.
근데 이 녀석이 눈 똑바로 뜨고 뭐라고 자꾸 말을 하는 것만 같다.
"아프다구? 억울하다구?"
"아니 아니... 그건 아니구..."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냥 말을 걸어보았다.
"넌 어째서 이름이 조기가 되었니?"
"요기 가까운 데만 보지 말고 조~기도 좀 보라고 사람들한테 일러주다보니 조기가 됐어."
하하하하하------
그렇구나. 안 물어봤으면 섭섭할 뻔 했구나.
조기! 그래, 요기만 보지 말고 조~오기도 볼께.
요기 조기 두루두루 다 보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을께.
적어도 노력은 할께.
"근데, 미안한데... 오늘 저녁에 너 구워먹어야겠다."
"괜찮아. 미안해할 것 없어. 다만 나 먹으면서 내 이름 기억해줘. 조기!"
조기... 조~오기!
세상엔 온통 배울 것 투성이다!